내 옆에 자리를 잡고 나에게 말을 건 남자는 자신들을 중국에서 여행 온 부부라고 어눌한 영어로 소개를 하였다. 혼자 해외여행을 하던 중 만나는 친구는 항상 반가운 법! 맥주도 좀 마셨겠다, 나는 흥이 나서 반갑게 그 남자와 이야기를 시작하게 되었다. 그런데 나는 당시 영어에 능통한 수준은 아니었으나 20대 시절 헬스클럽에서 우연히 만난 영국인과 자주 일상적인 대화를 하는 경험을 거치면서 별도의 공부 없이 자연스럽게 생활영어 정도는 큰 고난없이 구사할 수준에 있었던 반면, 그 남자는 영어가 많이 서툴었고, 그래서 우리 이야기는 별로 재미가 없이 진행되어 가고 있었다. 그 남자는 영어로 무슨 이야기를 하려다가 자꾸 실패를 하고 좌절하는 모습을 나에게 보여 줬고, 나는 지루함을 느끼며 슬슬 그 자리를 어떻게 피해야 하는지 고민을 하기 시작하게 되었다.
그러던 중 거리에서 젊은 동양인 여자 2명이 우리 가게로 와서 내 앞 쪽 탁자에 앉아 음식을 주문하였고, 그 중 한 명이 당시 내 눈에 들어왔다. 나와 이야기를 나누던 중국인 남자는 그 2명의 젊은 여자가 중국인으로 보인다고 이야기해 주었고, 이에 나는 그 남자에게 ‘저 두 명 중 한 사람이 내 타입이다. 당신이 중국말을 계속 해 봐라. 만약 앞의 두 여자가 중국사람이라면 중국말을 하는 당신을 향해 해외에서 동포를 만났다는 반가움을 느껴 자연스럽게 이 쪽으로 말을 걸며 합류할 것이고, 그러면 내가 내 타입의 여자에게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걸겠다.’는 요청을 했다.
그 남자가 내 요청을 수락하여 내가 알아 듣지 못하는 여러 중국말을 자신의 아내에게 구사하였으나, 시간이 흘러도 나의 기대와는 달리 앞에 앉은 두 여자는 전혀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이윽고 나는 계획이 실패로 돌아갔다고 느끼고 다시 애써 대화의 소재를 찾으며 중국인 남자와 영어로 이야기를 이어 가다가 어느 시점에선가 ‘동아시아 한·중·일 3개국 중 농구에 관한 한 중국이 1위, 한국이 2위, 일본이 3위이다.’라는 이야기를 하였는데, 그 때 바로 앞에 있던 두 여자 중 내 눈에 들어온 여자가 아닌 다른 여자가 크게 웃으며 나에게 매우 유창한 영어로 ‘당신은 한국 사람이 한국을 1등이 아닌 2등이라고 하느냐, 여태 당신들이 하는 이야기를 다 듣고 있었다.’며 조금은 거침없이 말을 걸었고, 비로소 우리는 나, 중국인 부부, 나중에 합류한 2명의 젊은 중국 여자, 이렇게 5명이서 이야기를 시작하게 되었다.
다음에 계속
2014/08/11 - [법 없는 이야기] - 나의 결혼사 - 1. 아내와 만나기 1~2년 전
2014/08/13 - [법 없는 이야기] - 나의 결혼사 - 2. 아내와의 조우 직전까지
2014/08/13 - [법 없는 이야기] - 나의 결혼사 - 3. 아내와의 조우
2014/08/14 - [법 없는 이야기] - 나의 결혼사 - 4. 연락처 교환
2014/08/18 - [법 없는 이야기] - 나의 결혼사 - 5. 재회
2014/09/10 - [법 없는 이야기] - 나의 결혼사 - 6. 만남과 이별
2014/12/07 - [법 없는 이야기] - 나의 결혼사 - 7. 다시 만남
2014/12/07 - [법 없는 이야기] - 나의 결혼사 - 8. 결혼
나의 결혼사 - 5. 재회 (0) | 2014.08.1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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