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시험 합격 이전까지 나는 한 번도 해외여행을 한 적이 없었다. 비행기를 탄 적도 없었다. 그러다가 사법연수원 생활 막바지로 취업을 준비해야 하는 시점, 만 36살의 나이에 비로소 나는 해외여행을 결심하게 되었다. 당시 사법연수원의 교육 과정이 모두 마무리되어 잠깐의 시간적 여유가 있었는데, 앞으로 사회에 진출하면 좀처럼 휴식 시간을 할애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었기에 모처럼 찾아 온 기회를 어디에 활용할 것인지 궁리하던 중, 친하게 지내던 동기의 ‘나가기 전에는 알 수 없다. 한 번 나가 보면 그 매력에 흠뻑 빠진다.’는 설명을 동반한 권유로 해외여행을 결심하게 되었던 것이다.
나는 첫 해외여행지로, 거리적·비용적 측면에서 부담이 없는데다가, 특히 당시 내가 무에타이에 새롭게 눈을 떠 한참 흥미를 느끼고 있던 터라 그 본고장을 방문한다는 의미로 태국을 선택하였다.
2007년 겨울 7일 일정의 태국여행 중 세계 최고의 무에타이 경기를 관람하고 게이쇼를 보고 똠냥꿈(새우를 넣어 만든 태국 전통 찌개로서 맵고 담백한 맛이 일품이다.)을 비롯한 각종 토속음식을 맛보고 태국의 전통 맛사지를 저렴한 가격에 받는 등 태국의 매력을 흠뻑 느낄 수 있었고, 무엇보다도 내 삶터와 전혀 다른 세상을 이방인으로 활보하며 경험한다는 것은 그 자체로 참으로 흥미로운 일이었다. 만족스러운 여행이 끝난 후 나는 기회가 될 때마다 해외여행을 도모하고자 마음먹었으며, 태국은 다음에 다시 방문하여 무에타이 수련도 직접 해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 후 나는 변호사 생활을 시작하였고, 그로부터 1년 남짓 지나 휴가를 얻어 태국을 다시 방문하고자 원하였으나, 당시 태국 국제공항이 폐쇄되는 등 태국 내 정세가 불안하였기에, 그 대안으로 선택한 여행지가 베트남이었다. 그리하여 나는 2008년 겨울 베트남 호치민으로 여행을 떠났다.
베트남 현지 사람들은 동남아시아 사람들 중에서 외형이 상대적으로 한국 사람과 비슷하였고, 유교적 색채 역시 한국과 비슷한 부분이 보였다. 또한 남북전쟁의 쓰라린 경험을 한 점도 한국과 공통적이었다. 그래서였는지 나는 베트남에 큰 정감을 느꼈고, 결론적으로 베트남 여행이 태국 여행보다 더 감흥이 컸다.
그 때까지도 나는 나의 아내를 베트남에서 만날 줄이야 꿈에도 모르고 있었다.
다음에 계속
2014/08/11 - [법 없는 이야기] - 나의 결혼사 - 1. 아내와 만나기 1~2년 전
2014/08/13 - [법 없는 이야기] - 나의 결혼사 - 2. 아내와의 조우 직전까지
2014/08/13 - [법 없는 이야기] - 나의 결혼사 - 3. 아내와의 조우
2014/08/14 - [법 없는 이야기] - 나의 결혼사 - 4. 연락처 교환
2014/08/18 - [법 없는 이야기] - 나의 결혼사 - 5. 재회
2014/09/10 - [법 없는 이야기] - 나의 결혼사 - 6. 만남과 이별
2014/12/07 - [법 없는 이야기] - 나의 결혼사 - 7. 다시 만남
2014/12/07 - [법 없는 이야기] - 나의 결혼사 - 8. 결혼
나의 결혼사 - 5. 재회 (0) | 2014.08.18 |
---|---|
나의 결혼사 - 4. 연락처 교환 (0) | 2014.08.14 |
나의 결혼사 - 3. 아내와의 조우 (0) | 2014.08.13 |
나의 결혼사 - 2. 아내와의 조우 직전까지 (0) | 2014.08.13 |
시사오늘 인터뷰 (0) | 2014.04.19 |
댓글 영역